VIVID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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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4
블루 플레임
리퀘 흉흉한 소문이 돈다. 야마도 같이 돈다. 세상에 어느 겁대가리 없는 새끼가 이능력자 모임 숙소에서 깽판이야. 사건의 발단은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느 때처럼 새벽에 물 마시러 나오던 써니는 가오 없게 뒤로 나자빠졌다. 부엌에서 희미한 형체가 그를 놀래키고는 미소 지으며 사라졌기 때문이다. 순진하게 귀신이라고 믿진 않았다. 초능력자와 인공 신체 구조를 가진 사람들이 당장 옆 방에서 살아 숨쉬는데 저런 능력 하나쯤 없겠어. 그래서 당일 아침에 당장 니지산지로 처들어갔다. 숙소 씨씨티비 녹화본(이능력자 숙소에는 감시 카메라가 있다) 내놔요. 싸가지 없게 대뜸 말하는 것에도 본부장은 덤덤하게 턱짓했다. 저쪽으로 가. 여긴 연구 부서잖니. 그래서 그말대로 착하게(과정은 착하지 않았지만) 그곳으로 ..
2023.10.03
태양을 향하다 타 죽더라도 (중상)
미래 편 ( https://porrteporriote.tistory.com/11 ) 상 편 ( https://porrteporriote.tistory.com/14 ) 의뢰가 있대. 무슨 너희가 회사니.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알고보니 단체 이름이 니지산지란다. 왜 동양풍 이름이냐고 물으니 돌아오는 답이 없다. 기밀이래. 조금 더 가까워지면 알려준대. 하지만 난 가까워지면 너흴 죽여야 해. 그러니 영원히 그 답을 들을 일은 없을 테다. 당연한 사실이라 씁쓸해지지도 않는다. 우키는 그냥 모닝 커피 내려 마셨다. 경찰서에서 배운 거다. 심심하니까 커피나 마시라고 했을 때 사실 그게 뭔지 몰랐어. 그러나 모르는 것을 티내기엔 자존심 상해서 해달라고 했다. 경찰들은 기가 막혀 하면서도 알겠다며 내려줬다. 그 ..
2023.10.02
태양을 향하다 타 죽더라도 (상)
본편입니다. 죽음과 삶의 경계를 넘나들며 도착한 곳은 우키의 이상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하루종일 시끄럽고 번쩍거리잖아. 이런 거 딱 질색인데. 그러면서도 굶어 죽을 걱정은 없다. 대부분 주어진 능력으로 훔칠 수 있고 물은 만들어 내면 그만이다. 우키 자신조차 이 능력의 정확한 한계를 모른다. 가장 큰 특징이 타인의 시간선을 볼 수 있다는 것 정도. 그렇지만 보게 된다면 무언가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것도. 호기심에 바로 옆 지나가는 행인 봤다가 우키는 다시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눈알은 타는 듯이 아팠다. 계속해서 다른 사람을 훔쳐본다면 나는 오른 눈이 죄 불타서 사라질 지도 몰라. 그래서 필요할 때 아니면 안 쓰기로 마음 먹는다. 그 필요할 때가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디 사람 인생이라는 게 그렇..
2023.09.23
태양을 향하다 타 죽더라도 (미래)
고아원에 버려진 억척스런 어린애. 조금 예쁘장하게 생긴 거 말고는 비쩍 마르기까지 해서 볼품없는 뼈다귀. 당연지사 이런 건 괴롭힘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성악설을 믿는 거야.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발길질을 감당하던 우키는 이를 악물었다. 이제는 덜 아픈 곳을 내미는 재주도 생겼다. 하나도 반갑지 않은 재주다. 애써 다른 생각을 하느라 반응을 해주지 못한 우키를, 아이들은 기가 막히게 알아챈다. 잠자리의 날개를 잡아 뜯는 잔혹함. 대장격인 아이는 쭈그려 앉아 우키와 눈높이를 맞춘다. “야. 한눈을 팔아, 애미애비없는 새끼야.” 우키는 순간 비집고 나오는 실소를 참지 못했다. 배운 게 모자란 아이들은 고아원 원장이 거래처에게 하는 가장 심한 욕이 세상에서 제일 험한 건 줄 안다. 우물 안 개구리들은 아주 작..
2023.09.11
우리는 마치 영원할 사랑을
영원한 사랑이 어디있니, 이 신(sin)시티에 말야. 사람들은 낭만도 없고 멋도 없어졌다. 모두 기계화가 되면서 감정혁명 비슷한 게 일어난 거다. 근데 이제 감정이 폭발하는 게 아니라 감정이 거세되는.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회는 전반적으로 살만해졌다. 감정이 거세되고 오직 이성으로만 굴러가는 사회. 누구도 도움을 청하지 않고 도움을 주지 않는 사회. 철저히 분업화 되고 엄살 따윈 없는 사회. 아 얼마나 아름다운 자본주의 개인화 시대인가. 약간 이음새가 풀린 스트랩을 다시 조이며 길거리를 한가로이 거닐었다. 멀쩡히 두 발을 땅에 딛고 있는 사람은 그 혼자 뿐이었다. 기실,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괴물이 아닌가. 하기야 현대에 와서는 괴물의 경계가 모호해지기는 했다. 손 안 대고 물건을 옮기거나..
2023.09.10
클라우드 나인 (중)
잡혀온 남자는 이미 머리가 반쯤 함몰된 채로 숨만 겨우 쉬고 있었다. 나더러 살살하라더니 지가 이렇게 박살을 내놓고는… 우키는 작게 혀를 찼다. 보나마나 또 뿔로 들이 받았겠지. 그럼에도 눈앞의 사람이었던 것이 살아있는 이유는 악마의 권능 때문일 거다. 또한 이것이 센티넬이라서 일반인보다는 몸이 강한 게 이유일 수도 있고. 하지만 그게 어쨌든 이제 죽을 거니까. 복스의 권능으로 살아는 있지만 특히 귀가 뭉개진 인질에게 천천히 다가섰다. “얘. 정신이 드니?” 쥐죽은듯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남자가 순간 몸을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앗참. 우키가 혀를 살짝 내밀었다. 청테이프 떼는 걸 깜빡했네. 가볍게 손짓하자 청테이프가 떨어졌다. “쇠막대 좀 줄래?” 옆 의자에 앉아 다리를 달랑거리던 알반에게 손을 내밀자 개..
2023.09.10
클라우드 나인 (상)
우키 비올레타는 미래에서 온 초능력자다.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냥 자기 기분에 따라 그날그날 다르더라고. 대부분 리모컨 가져오기 귀찮다고 염력은 자주 쓴다. 그렇다고 일반 센티넬처럼 가이드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유달리 스트랩을 좋아하고 온 몸을 끈으로 칭칭 감아놓는 걸 보면 끈에 특별한 가이딩 파워같은 게 깃들어 있는 거 아닌가 싶지만 단순 기호일 뿐이다. 옷 갈아입는 것도 초능력이겠지. 가이딩이 필요없는 센티넬. 미래에서 왔다는 그는 불가사의한 힘으로 둘러싸여 있다. 연구소에서 비밀리에 그를 납치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우키는 일말의 표정 변화도 없이 빠져나갔다. 능력 구속구도 소용 없다. 당연하지, 그가 가지고 있는 건 ‘현재’의 힘이 아니니까. 툭하면 포탈을 타고 ..
BA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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